옥상에 올라가면
사락 사락 산산한 바람 맞으러 옥상에 올라가면
멀지 않은 뒷산 뒤로 선명하지 않은 뿌연 달이 수줍게 살짝 걸려있다
저 멀리 흘러가는 불빛들은 낙동강 따라 내려오는지 아니면 거슬러 올라가는지
물살소리인지 빛살소리인지 멀리서 다가와 산산히 머리카락 흔들거린다
콧속으로 들어오는 뒷 산 내음이
가슴뼛속 한 복판에 부딪쳐 파지며 전해지는 상쾌함이
이리 귀한건지 이 멀리서 새삼 느낀다
언제쯤 그 상쾌함은 여기서 파질테냐
거기 있던 달이 이리로 오는구나
20180911
ⓒ REF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