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ILL
리필되요?
혼자 이 닦기


임자. 


임자는 지금 비행기에서 주는 바나나랑 머핀, 요거트등 간식을 먹었을 시간인것 같소. 임자를 수완나품 공항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또 길을 잘못들어서 방콕 시암 근처까지 갔다가 집으로 와서 내일 해야할 발표 자료 손질을 마치고 이제 자려고 하고 있소. 


그런데 임자 생각이 나오. 고작 사흘 있다 떠났는데, 

식탁 의자에 걸어 놓은 수영복이며... 


방에서 발표자료를 손보고 있으면 임자는 저 거실에서 티비를 틀어놓고 다리 한쪽은 소파 위에 걸쳐놓고, 손에는 핸드폰을 쥔채로 입을 반쯤 벌리고 깊은 잠을 자고 있을 것 같은데. 들어가 자라 하면 칫솔좀 갖다 달라 할 것 같은데. 임자는 지금 진에어에 몸을 실고 서울로 열심히 가고 있을 것이오. 


서울에 도착하면 그 큰 두 가방을 끌고 어찌 집까지 갈지. 날씨가 그나마 그리 춥지 않다하지만 그 미세먼지 속에서 가방을 두 개 끌면서 걸으면 숨을 많이 쉴 터인데, 짧은 거리라도 택시를 타면 좋겠다만 그럴 거리는 아니니 어쩔수 없겠소. 아침에 도착하여 집에 도착하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바로 또 병원을 가봐야 하다니 얼마나 피곤할 것이오. 작은 방에 큰 가방 두 개를 들고 혼자 들어서는 기분이 얼마나 쓸쓸할 것이오.


어찌되었던 자주 방콕에, 또는 내가 서울로 가서 될 수 있으면 함께 있도록 노력해야 겠소. 이제 나도 이를 닦고 자야할 시간인데, 혼자 이를 닦으려니, 게다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이 임자의 잔소리를 대신하고 있으니... 


어서 이 닦고 자야 내일 출근하니 그럼 여기서 이만 줄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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